따뜻한 봄날, 곳곳에 꽃은 만발하였으나 하루 종일 미세먼지로 뒤덮인 휴일이었습니다.
모처럼 쉬는 날에 밖에 나가지도 못하고 투덜투덜거리다가
애니메이션 한 편을 보게 되었습니다.
제목은 도쿄 매그니튜드 8.0.
매그니듀트(magnitude)는 지진의 진도를 나타내는 말입니다.
제목 그대로 일본의 대도시 도쿄에 진도 8의 대지진이 발생한다는 가상 이야기인데요.
주요 인물 보실까요?
귀엽고 깜찍하지만 사춘기 소녀 답게 매사에 불만 투성이인 주인공 오노자와 미라이.
특히 자신의 가족들에 대한 불만이 많습니다.
미라이의 동생으로 밝고 순진무구한 오노자와 유키.
귀엽고 깜찍함이 넘쳐 흐릅니다.
오토바이 택배기사이자 5살 딸 아이의 엄마 쿠사카베 마리.
곤경에 처한 사람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않는 정의감 넘치는 캐릭터입니다.
때는 2012년 7월 21일,
여름 방학을 맞은 미라이는 부모님에게 떠밀려 할 수 없이 동생 유키와 함께 로봇전시회에 가게 됩니다.
가는 길 내내 날씨는 덥고, 짜증만 나는 미라이.
화장실에 간 동생을 기다리면서
'이런 세상, 그냥 박살나버렸으면 좋겠다'라고 중얼거리던 그 때,
진도 8의 대지진이 도쿄를 강타합니다.
순식간에 생이별을 하게 된 동생을 울부 짖으며 찾아다니다 만나게 된 마리.
다행히 동생을 찾았으나, 지진이 강타한 현실은 비참함 그 자체였습니다.
도로는 끊어지고, 강진 뒤의 여진으로 건물이 무너지는 무시무시한 상황.
미라이, 유키, 마리 세 사람은 함께 의지하며 걸어서 집으로 향합니다.
그들은 과연 무사히 집까지 도착할 수 있을까요?
도착한 집은 지진으로부터 무사할까요?
가족들은 어떻게 됐을까요?
멀고 험난하고 두렵지만, 서로에게 의지하며 길을 떠나는 세 사람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정말 소중한 것은 그것을 잃은 후에야 비로소 알게 된다.
그리고 그 소중함을 알고 난 후에 후회한다.
애니메이션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무겁고, 지루할 수도 있는데요.
지루함을 참고 끝까지 지켜 보신다면,
강진 뒤에 찾아오는 여진처럼 어느새 감동이 우리의 마음을 조용히 강타하고 있을 겁니다.
여진은 강진보다 약하지만, 때론 그 조용한 울림이 우리를 더 두렵게 합니다.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했을 때 다시 찾아오는 여진은 더욱 그러하지요.
즐거운 한 때를 보내고 있는 두 남매의 모습에서 왠지 짠함이 느껴집니다.
마지막으로 예고편을 끝으로 마무리 짓습니다.
도쿄 매그니튜드 8.0!
기회 되신다면 한 번 보세요.^^
이미지 출처 : http://tokyo-m8.com